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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제주도 여행기 (대중교통)

AKer 2012. 8. 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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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휴가에는 3박 4일간 제주도에 다녀왔다. 원래 여행기를 많이 남기는 편이 아니지만, 렌트를 하지 않고 순순히 대중교통과 택시로만 다녔기 때문에 고생했던 노하우를 남기고 공유하는 차원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모든 뚜벅이와 장농면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첫날> 


요약 : 서울 > 제주 > 숙소 (라마다호텔) > 절물휴양림 > 용두암


비행기는 김포공항에서 제주항공을 이용했다. 성수기의 거의 마지막이여서인지 아니면 오전 시간에 출발해서 그런지 많은 할인은 되지 않았는데 그나마 제주항공이 제일 저렴했다. 다른 항공사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행기 연결문제로 약 15분의 지연이 있었다. 그리고 1시간 정도의 비행을 끝내고 제주에 도착, 짐을 찾으니 예정했던 도착 시간보다 30분 정도가 늦어 있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미리 검색한 "대우정"이라는 식당에서 오분작뚝배기를 먹었다. 택시를 타니 약 4000원이 나온 것 같다. 음식의 가격은 1만원이었고, 전복의 한 종류인 오분자기라는 것을 돌솥에 뜨겁게 비벼먹는 음식이었다. 맛은 3.5/5 정도로 나쁘진 않은 맛이었다.


음식을 먹고 숙소로 향했는데 역시 4000원 정도가 나왔다. 미리 요약하자면 라마다호텔↔공항 혹은 라마다호텔↔시외버스터미널 혹은 시외버스터미널↔공항은 택시비가 3~4000원 정도이다. 기사님마다 조금 돌아서 가시는 분도, 100~200원은 깎아주시는 분도 계시긴 하지만 많이 나와봤자 1000원 정도가 더 나오니, 조금 더 오래 걸리거나 많은 요금이 나와도 그냥 참고 좋게좋게 넘어갔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는데, 라마다호텔 자체가 지은지 오래되지 않았고 쵸큼 급이 있는 호텔이라 "바다전망" 방의 전경은 Very Good! 다만 해변가가 아니고 방파제 부근이라 바다와 배만 보인다는 점....


숙소에서 짐을 풀고 렌트를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해봤는데 성수기라 소형 및 경량은 대부분 없고 중형(SM, 소나타 등)을 추천해주셨다. 가격은 72시간에 20~24만원 정도고 옵션으로 자차보험을 들 경우 7-8만원이 더 추가되었다. 전화를 막 돌리다가 일단 공항으로 이동하기로 했는데 공항 출구쪽에 렌트카업체들의 부스가 모여있어서 조금 더 싸고, 쉽게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미리 렌트카를 예약하지 않은 이유는 운전에 자신이 없어서인데 ㅠㅠ 막상 와서 보니 일단 다른 사람들도 많이 빌리고, 제주도에 차도 별로 없어서 운전하기 좋으니 빌려놓고 보자는 심보가 작용한것 같다. 


일단 "제주렌트카연합"에서 SM LPG 18만원을 부르길래 올타꾸나 하고 계약을 했다. 3일 정도 쓰면 가스값으로 7만원 정도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주차비도 생각하니 3박 4일동안 30만원 정도의 교통비가 예상되었다. 어쨌든 첫 기어를 넣고 좌회전 하려고 깜빡이를 넣는데 윈도우 브러시가 딱! 결국 공항을 나가서 주유소를 찾기도 전에 멘탈이 붕괴되어서 다시 렌트카 업체로 와서 렌트를 취소했다. ㅠㅠ 김여사처럼 사고는 내지 말아야지 않겠는가?


사고 상상도 (본인아님)


여튼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와서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약 10여분의 운전으로 쌓인 200년치의 스트레스를 풀었다. 집에 가면 운전연습부터 하리라고 다짐하면서... 바다 전망이라 창문 밖에서 아무도 보는 사람도 없고 해서 커텐 조금만 치고 시원(?)하게 목욕을 했다. 화장실에서 베란다 방면으로 창이 있어서 이 창을 열면 화장실에서도 바다가 보인다. 이래서 비싼게 좋은거다!


대략 이런 창문 구조


목욕을 끝내고 나니 다시 긴장이 풀어지면서 잠이 오고, 정신을 차려보니 저녁 7시였다. -_- 아침 비행기를 타느라 좀 일찍 나온것과 전날 휴가라고 LOL을 달린것과 운전하면서 스트레스 받은 것과 기타 등등 모든게 원인이었으리라. 


저녁은 숙소 근처 "박대감"이라는 곳에서 흑돼지구이를 먹었는데, 부위에 따라 13000~15000원 정도 가격이었다. 맛은 뭐 서울에서 먹는 흑돼지랑 비슷한듯.. 그래도 돼지고기 기본맛이 있기에 나는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소화도 시킬겸 방파제 근처를 걸었는데 방파제 주변으로 횟집이 있고, 농구대와 족구대에서 근처 아이들이 운동을, 광장에서는 사물놀이 연습을 하는 자유로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뭔가 재수가 좋은건지 관악제라는 음악회를 해서 좋은 음악도 공짜로 들을 수 있었다. (방송으로도 중계되고 있었음)


군악제에서 연주중인 4명의 외국인들

 

음악을 몇곡 듣고 근처에 있는 용두암에 가보기로 했다. 다음지도 앱으로 검색하니 숙소에서 걸어서 40분 정도라고 되있었는데, 방파제를 따라 걸으니 그냥저냥 걸을만 했다. 방파제를 따라서 모여있는 횟집들도 재미있었고, 방파제에 앉아서 낚시하는 강태공들이나, 우리와 비슷하게 걸어가는 다른 사람들도 구경하면서... 용두암에는 한밤중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저녁 관광객을 배려해서인지 조명도 나름 예쁘게 비춰지고 있었다.


이거보다 훨씬 크고 웅장하다


용두암 전망대에서 바다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히고, 돌아오는 길에 숙소 바로 옆 이마트에 들려서 맥주 한캔을 샀다. 그리고 내일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맞춰 일정을 짜다가 잠에 들었다.


<둘째날>


요약 : 소인국테마파크 > 오설록 > 테디베어뮤지엄 > 주상절리대 > 천지연폭포 


둘째날은 예보대로 날이 흐렸다. 다행히 비가 오지는 않았는데, 일단 출발전에 호텔 조식을 먹었다. 조식은 뭐 흔한(?) 호텔의 조식이었는데 우리가 밥을 먹은지 10분쯤 지나자 다른 관광객이 몰려와서 1-20명 정도는 밖에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7시 30분쯤에 밥을 먹으러 내려왔으니 조금만 늦었어도 엄청 기다릴뻔했다. 


다시 숙소에 들러 혹시 모를 우천에 대비해 우산을 가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대부분 큰 호텔 앞에는 택시들이 미리 기다리고 있어서 택시를 잡는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미리 시외버스에 대해서도 요약하자면 제주↔서귀포로 가는 많은 라인이 있고 이 중 자신이 원하는 라인을 타면 된다. 버스비는 대략 1-3000원 사이였고, 배차간격은 20~40분 정도, 가려는 노선이 맞는다면 공항리무진버스도 이용 가능하다. 공항 리무진은 시외버스보다 1-2000원 비싼것 같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서울에서 사용하던 교통카드도 이용이 가능하다!


시간표 링크 : http://www.wajeju.com/CS/TourInfo/detail.aspx?cid=1120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소인국까지는 직접 가는 노선이 있고 1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소인국 입장료는 김포/제주공항이나 제주도 곳곳에 있는 "제주 관광 모바일티켓"을 다운받아서 창구에서 보여주면 결제와 할인이 되는데, 몇천원 할인이 되었던것 같다. 정확한 소인국 입장료는 까먹었고 (이건 알아서들 하시라..) 세계 각국의 유적들을 1/25~1/18 정도의 크기로 축소해서 전시중이었다. 나는 유럽여행에서도 비슷한 것을 봤었기 때문에 큰 감흥은 없었고, 설명을 보면서 설렁설렁 구경하면 1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소인국을 나와서는 오설록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소인국에서 오설록을 갈 수 있는 대중교통이 없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오설록을 가는 편한 대중교통이 없다는 점이다. 다른 블로그에 보니 동광리에서 내려서 한참 걸으면 된다는데 소인국에서 동광리까지 가기가 ㅅㅂ... 그래서 매표소 언니한테 물어보니 친절하게 콜택시 번호를 알려주셨다. 콜택시 아저씨는 8천원을 불렀고 달리 대안이 없던 우리는 수락을 했다. 사실 다음지도로 검색해보면 주행시간 5~10분에 4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 아저씨는 따블을 부른것이다. 소인국과 오설록이 워낙 외지라서 손님을 태우기도 힘들기도 하겠지만 바가지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ㅠ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오설록은 환상적이었다. 넓은 차밭과 깔끔한 건축, 그리고 다도체험에 다양한 차 관련 관광/전시품까지... 사진을 안 찍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특히 나는 녹차아이스크림을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여기서 먹은 녹차+요거트 아이스크림은 평생 먹었던 녹차아이스크림 중 단연 최고의 맛이었다. 반면 기대하고 샀던 녹차롤케익은 속에 있는게 크림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이라 -_- 맛이 별로였다.


오설록 차밭을 구경하는 사이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다시 테디베어뮤지엄으로 가는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때마침 손님을 내려주는 택시가 있어서 붙잡았는데 오설록→테디베어하우스까지 2만원을 불렀다. 아니 의사양반! 다음 지도에 보면 11000~12000원 정도 요금이 나오는데 2만원이라고!? 그래도 택시도 별로 없고 해서 (정확히 말하면 택시는 많았지만 그 택시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하루나 반나절 정도를 빌린 택시다. 지금 잡은 택시 아저씨의 설명에 의하면 하루에 8~12만원 정도 금액이 든다고 하고, 싸게 잡은 택시는 원하는대로 잘 안가거나 자신이 커미션을 받는 곳으로 유도한다고 한다.) 18000원에 쇼부를 봤다. 오설록이나 소인국 쪽은 마치 서울에서 경기도 넘어갈 때 할증이 붙거나 잘 안잡히는 것처럼 애매한 위치인가보다. 아니면 내가 당했거나....


테디베어뮤지엄 근처에는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여미지 식물원" "초콜렛 박물관" "퍼시픽랜드" 등 볼만한 전시장이 여러곳 있다. 일정상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예 날을 잡고 중문관광단지의 전시장만 돌아도 괜찮을 것 같다. 어쨌든 테디베어뮤지엄에서 다양한 테디베어들을 만나고 "루이비통 테디베어" 몸값 2억2천만원에 한참 못미치는 자신을 탓했다. 테디베어뮤지엄 내에는 롯데리아가 있는데 여기서 아침에 호텔에서 훔쳐온(?) 삶은달걀을 추가해 늦은 점심을 먹었다.


(위부터) 모나리자, 루이비통, 간디 테디베어


식사를 마치고 나니 비가 그쳤다. 그래서 경치도 구경할겸 주상절리대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이 내리막길이고 전망대도 많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저~ 멀리 어떤 구름다리가 보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천제연폭포였는데 바보같이 바로 옆에 두고 안 가본 것이다. 그런데 이미 너무 많이 걸어와서 다시 가볼 엄두는 안나고 별거 아니겠지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말없이 걸었다. 


헐.. 슈발!?


대략 3-40분 걸어서 주상절리대에 도착했는데 2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여기서는 모바일티켓이 안되는데 모바일티켓은 국립공원 등 국가에서 관리하는 곳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로 내가 가 본 제주도의 모든 국립자연경관은 2000원의 입장료를 받았다. 


주상절리대의 절경을 보고 천지연폭포로 향했는데 주상절리대공원 내에 관광안내소가 있어서 문의하러 들어갔다. 여자안내원분께서 컨벤션센터 앞에서 공항리무진을 타고 뉴경남호텔 앞에서 내리라고 하셔서 그렇게 고고고! 요금은 천원인가 2천원이었던 것 같고, 공항리무진 노선 도중에 제주월드컵경기장과 강정마을이 있어서 살짝이나마 구경을 했다.


마침내 뉴경남호텔에 내렸는데... 여기서 천지연폭포까지는 이정표가 자세히 있었다. 그런데 이정표가 있다는것은 그만큼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한다는 얘기와도 같았으니 (거의 다 왔으면 이정표가 없겠지..) 뉴경남호텔에서 천지연폭포까지 약 2-30분을 도보로 걸었던 것 같다.


직선 거리는 가까운데 대략 이렇게 돌아가야함 ㅠㅠ


천지연폭포는 비가 와서 그런지 물이 맑지는 않았는데, 무슨 인연인지 거기서도 관악제 공연을 하고 있었다. -_- 가까운 곳에 이중섭 미술관도 있었으나 시간과 체력이 모자라 패스하고, 뉴경남호텔에서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버스를 탔다. 요금은 약 4000원 이었던 것 같다.


<셋째날>


요약 : 우도 > 성산일출봉 > 섭지코지


셋째날의 테마는 제주동부 자연경관이었다. 그래서 우도와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3군데를 체험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 시외버스터미널에 갔다. 8시 20분에 도착했는데, WTF 우도행 배를 타는 성산항 가는 버스가 8시 50분에 출발한단다.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됐을텐데 ㅠㅠ 더구나 인터넷 검색결과 우도행 배는 매시 정각에만 출발한다고 되어있어서 버스가 10시를 넘어서 도착하면 다시 11시까지 기다려야 할 판이었다. 중간중간 오름으로 보이는 언덕들, 말목장을 보고 숲공기를 마셨지만 조급함은 가시지 않았다. 결국 10시 10분에 도착해서 선착장에 허겁지겁 뛰어갔더니 "오늘은 배가 상시운행합니다." 안도했지만 허무하기도 했다. (때마침 공휴일이라 그런지 성수기라 그런지는 모르겠다.)


우도행 도항선은 5000원이었고 약 1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내리자마자 개인관광버스가 있어서 다시 5000원을 내고 탑승했다. 개인관광버스는 우도 주요 관광코스를 돌며 버스 아저씨가 간단한 설명을 해주고, 관광객은 자유로이 관광을 하다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타서 다음 관광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빡세게 돌면 1시간 30분 정도면 우도의 절경 3-4군데를 볼 수 있고, 여유롭게 돌면 몇시간도 가능하다. 지금 출발하는 차를 못 타면 다음 30분 후의 차를 타고 가면 그만이다.


(위부터) 검물레, 할아버지얼굴, 산호사 

아이폰3G 카메라로는 1/100도 표현되지 않는다.


위의 사진 설명에도 썼지만 내 아이폰 카메라 아니 어떠한 카메라로도 담을 수 없는 에메랄드색 해변과 세계에서 3군데밖에 없다는 산호모레의 촉감은 환상적이었다. 특히 산호사 해변은 모레도 곱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편하게 쉬기만 하려면 이 곳에서 묵는것도 좋을 것 같다. 어쨌던 우리가 우도 관광버스로 갔던 곳은 사자머리바위와 등대, 검물레해변, 산호사해변 3군데였다. 


다시 우도에서 성산항으로 온 후 미리 검색한 "옛날 옛적"이라는 음식점으로 출발했다. 위치가 애매해서 버스를 타고 2정거장을 간 후 걸었는데 그냥 택시를 타면 더 편하고 빨랐을 거리다. 미리 견적을 제대로 못 내서 이렇게 고생을 한다. 도착한 옛날 옛적 음식점에는 1시 반이 넘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주인 여사장님이 SBS에도 출연하시고 해서 그런지 우리 뒤에도 10여명의 사람들이 더 와서 대기를 했다. 약 30분 정도 지나고 나자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미 기다릴대로 기다려 몸도 마음도 지치고 기분도 안 좋았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는 순간 모든 마음이 눈 녹듯 풀렸으니... 10가지도 훨씬 넘는 기본 반찬이 (아래 사진 12종 + 잡채 + 김치전) 일단 압도를 했고, 잡채와 김치전은 바로해서 뜨거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바보같이 메인 메뉴인 돔베고기와 해물뚝배기를 찍지 않았구나..... -_-


이 집의 메인메뉴는 돔베고기였는데 2인상/3인상/4인상으로 기본세팅을 하고 추가적으로 해물뚝배기/김치찌개/생선구이를 선택하거나 추가할 수 있다. 가격은 15000원이었고 기다린것을 모두 보상해줄만큼 정말 후회하지 않는 밥상이었다.


밥을 먹고 걸어서 성산일출봉을 향했다. 성산항과 일출봉은 가까운편이라 1-20분 정도만 걸으면 서로 이동이 가능하다. 여기도 역시 2000원의 입장료를 받았는데 2000원으로는 과분한 절경이었다. 오르는 길에는 한국인보다 중국인, 일본인 등이 더 많았던 것 같았는데 높이가 높지는 않아도 날이 덥고 길이 좁은 편이라 꽤 힘들었다. 


(좌부터) 우도에서 본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 내려오는 길의 모습


성산일출봉을 1-2시간 관광하고 내려오니 오후 4시가 넘었는데, 섭지코지를 갈지 말지가 고민되었다. 때양볕에 얼굴도 몸도 타고, 그저께부터 많이 걸어서 다리도 아프고, 오늘은 좀 일찍 가서 쉬고 싶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도 언제 제주도에 오겠는가 하면서 섭지코지에 가기로 했다. 섭지코지 역시 외곽이라 대중교통이 딱히 없어서 콜택시를 불렀다. 비용은 5000원 정도였고 미터기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었다. 어제는 미터기 대신 사전 협상으로 요금을 정했는데, 같은 동부권 이동이라 차이가 있는것 같다.


섭지코지는 올인에서 송혜교가 수녀로 있었던 수녀원(교회?)때문에 유명한데, 나는 올인을 보지 않아서 별 감흥이 없었지만 바닷길 자체로도 큰 매력이 있는 곳이다. 중간중간에 등대에 올라가보기도 하고, 안도 타다오라는 건축가의 글라스 하우스라는 신형 건축물도 인상 깊었다. (지금 찾아보니 매우 훌륭하신 분인듯 : 링크)


(좌부터) 올인하우스, 글라스하우스

글라스하우스 뒤편에 성산일출봉이 겹치면서 조화를 이룬다


섭지코지 관광을 마치고 뚜벅이는 다시 돌아갈 걱정을 하기 시작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제주에도 서울의 다산 콜센타처럼 064-120 콜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여기 전화해서 "섭지코지에서 제주공항까지 어떻게 가나효?"라고 물어보자 신양리까지 택시를 타고 거기서 버스를 타라고 해서 다시 콜택시를 불러 4000원 정도 요금을 내고 신양리로 갔다. 


저녁으로는 회를 먹으려 했는데 원래 가려고 했던 "금복촌"이라는 횟집이 더 이상 손님 받기가 힘들겠다고 해서 문전박대 당하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이마트에서 광어회와 초밥을 사서 숙소에서 해결을 했다.


<넷째날>


요약 : 한림공원 > 협재해수욕장


넷째날은 떠나는 날이니만큼 많은 관광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첫날 가보려고 했던 절물휴양림과 협재해수욕장 사이에서 고민을 했다. 원래는 이 날도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서 해수욕장 대신 절물휴양림에 가려고 했는데, 택시기사님께 여쭤본결과 협재해수욕장과 한림공원을 묶어서 가는게 낫겠다고 해서 협재해수욕장으로 방향을 정했다. 먼저 어제 싸놓은 짐을 프론트에 맡기고 숙소를 체크아웃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00원을 내고 협재로 가는 서일주버스를 탔고 약 1시간이 조금 넘어서 한림공원역에 도착을 했다. 한림공원과 협재해수욕장은 1정거장 차이로 걸어가도 가까웠다.


한림공원 요금은 8000원이었는데 모바일티켓도 받지 않았다. 야자수길, 쌍용굴, 분재원, 조류원, 민속촌, 열대식물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낙후된듯했다. 특히 볼거리에 비해서 조금 비싼감이 있었다. 비행기 시간에 맞추기 위해 속성으로 둘러보긴 했지만 말이다. 원래는 점심식사로 협재에 있는 "대금식당"이라는 곳을 가려했지만 시간이 매우 빠듯했다. 그래서 한림공원 내에는 식당이 2곳 중 하나인 "돌하르방 식당"에서 갈치조림을 시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했다. 휴양지 내의 음식점임에도 불구하고 맛도 그럭저럭 괜찮고 가격도 검색했던 다른 집과 비슷했다. (갈치조림 28000원, 흑돼지구이 정식 12000원)


협재 해수욕장


한림공원을 나와 협재해수욕장으로 향했는데 주차장이 만차여서 더 이상의 차 진입을 막고 있었다. 만약에 렌트를 했다면 이런 점도 고려를 했어야 할 것 같다. 가는 중간에는 야영지가 있어서 1-20여 텐트들이 야영을 하고 있었다. 푹푹 찌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소나무가 많아서 야영지는 나름 서늘하고 시원했다. 협재해수욕장의 물은 조금 미지근한 편이었고, 백사장은 작은 편이었다. (내가 구석에 와서 그런가?)  대신 바다 멀리까지 모래가 있고, 수심이 얕아서 어린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놀기 편한 곳 같았다. 바다색도 아름답고 주변에 상점이 많아서 먹기도 나름 수월할 것 같은 인상이었다. 


그리고 아쉽지만 약 30여분의 바닷물 체험을 마치고 시외버스터미널행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와서 프론트에서 짐을 찾아, 아까 타고 온 택시를 통해 공항으로 갔다. 


공항 면세점에서 필요한 물건과 가족/회사사람들에게 줄 한라봉초콜릿을 사고 비행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역시나.... 이번에는 같은 게이트를 쓰는 티웨이 항공에서 지연되는 바람에 제주항공도 출발이 지연되었다. 약 15분의 지연을 끝으로 탑승을 하고 이제 서울로 가는구나라는 생각과 만감이 교차되는데 "활주로에 많은 비행기가 대기 중이라 잠시 기다리겠습니다."라는 멘트가 들려왔다. 휴~ 1분이라도 더 제주도에 있는건 좋은 일이지만 이렇게 푹푹 찌는 비행기 안에 있기는 싫은데.... 비행기 내에서는 난기류고 뭐고 상관없이 잠만 잤다. 4일간 매우 많이 걸었기에 많이 힘들었나보다. (그도 그럴것이 마지막날 숙소에 있는 체중계로 재보니 몸무게 2-3kg이 빠져있었다.)


어째됐건 자고 일어나니 더욱 꿈만 같았던 제주도 여행기를 마친다. 다음에는 어딜가던지 조금 더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운전도 배워서 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월요일아 오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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