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작품. 하지만 훌륭한 상품은 아님.
2.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부족한 작품. 하지만 상품으로써의 평가는 좋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 중 상당수 영화들이 (내가 아는 한) 흥행에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 반면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는 영화나 드라마가 성공하기도 한다.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저들은 이런게 무슨 게임이야 하면서도 밤을 새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며,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터들이 흥행에 참패하여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이렇듯 좋은 작품과 좋은 상품의 정의는 다를 수 있고, 동시에 이 양자를 만족시키기란 매우 힘들다. 만약 이 둘 중 구지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작품" 쪽이었다. 배고프게 게임을 만들어도 내 게임을 재밌게 즐겨주는 단 한명의 사람이라도 있으면 만족할 것이라 생각했다. 죽기 전에 내가 정말로 만족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인생의 소망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아무리 만족해도, 평론가들이 아무리 높은 점수의 평가를 해줘도 많은 사람이 즐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불꺼진 미술관의 명화일 뿐이다. 일단은 성공해야겠다. 그렇지 않다면 내 자신에게 할 수 있는 변명이 너무나도 많을 것 같다. 혼자서 변명하다가 잊혀지고 싶지는 않다.
"그 때 그 시도는 참 좋았는데."
"아무래도 그 발상은 내가 먼저지."
"이 훌륭한걸 왜 몰라주지?"